하지만. bj배팅 대한 분노와, 예민한 포인트까지 합쳐진 세린이 화를 누그러트리지 못하고 씩씩대도. 그 누구도 호응을 해주지 않았다. 이 세계에 익숙한 조이와 아라네아가 보기에도 딱히 해결할 만한 방법은 없었던 것. 입을 비죽 내민 세린이 음식을 노려보다 옆에 앉은 도라를 흘낏 쳐다보았다. ‘알트 저 녀석, 도라를 그렇게 아끼더니….’ 귀가 축 처진 채 묵묵히 밥을 먹고 있는 그 모습을 보자, 그녀의 얼굴이 다시금 붉어지기 시작했지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알트가 저렇게 굴고 있는 만큼 끝내 분을 삭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체념과 함께 한숨을 길게 내쉰 세린은 잔뜩 괴롭히던 음식을 입으로 가져갔다. 그와 동시에 휘둥그레지는 그녀의 눈동자. “…진짜로 요리는 잘해서 더 열받네.” “그러니까, 얼른 먹고 일단은 다른 데로 가자.” 무표정한 얼굴의 알트가 마지막 대꾸를 끝으로 고개를 돌려버렸으나. 순간. 요리를 내려다보던 그의 눈에는 살기가 스쳐지나갔는데. ‘…내가 도라를 미리 구하지 않았다면, 그 사내가 그 이후에 더 심한 짓을 저지르긴 했겠지.’ 더 많은 범죄가 쌓여, 무기 징역이나 200년 정도의 형벌을 내리는 것도 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지금의 그’는 그만한 일들을 저지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그가 저지르지도 않은 일을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2년은 너무 짧지.’ 슬쩍 뻗어진 알트의 손이 도라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 * * 계곡 한가운데에 자리 잡은 갈레스에는 저녁이 빠르게 찾아왔다. 아직 하늘은 푸르스름했지만, 산 그림자에 가려진 도시는 금세 어둑해졌고. 하나, 둘. 둘러싼 절벽마다 마치 어둠 속 등대처럼 횃불과 등불이 켜지는. 그런 감성 넘치는 도심의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각의 알트는 갈레스의 한 주점에 앉아 주인과 제법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과연. 파견 요리사의 임금을 상회에서 따로 지급해주는 식이라면, 그 여관의 주인장도 기꺼이 계약을 받아 줄 것 같구먼.” “물론 레시피 유출시의 배상에 관한 것도 확실히 전달해주시고요. 그것도 엄연히 저희 상단의 상품이니까요.” “쓰읍… 지금 거기서 일하는 요리사 친구가 조금 미덥긴 한데…. 일단 내가 책임지고 제대로 중개하도록 하지.” “수고를 끼쳐 죄송해요. 원래라면 오라버니가 직접 오셔야 할 일인데.” 주점의 주인은 여인의 모습을 한 알트를 빤히 바라봤다. 알트와 구면인 그 사내로선 몇 번이고 다시 봐도, 눈앞의 여인은 알트와 혈연관계의 사람이 분명할 정도로 닮아있었다. “에이. 아닐세! 그보다 알트 그 친구는 이런 예쁜 여동생이 있다는 걸 여태 숨겼다니. 조금 섭섭하군그래.” “혈연이라고 해도 거의 남이나 다름없던 사촌지간이거든요.” 알트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배시시 웃자, 주점 주인도 덩달아 미소 지으며 볼에 홍조를 띠었다. 그렇게 주점 주인과 갈레스에서의 요식업을 부흥시킬 사업 얘기를 나눈 뒤. 알트는 난롯가에 앉아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일행들에게 돌아갔다. “시간을 보니, 이제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해도 되겠는걸.” “으갸아! 드디어!” “하…! 진짜 시간이 왜 이리 안 가나 했네!”